말 한마디로 낙인이 찍힌다.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나쁜 기억일수록 쉽게 낙인이 찍힌다고 한다. 이른바 낙인 효과다. 신종 코로노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중국인에게 낙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이 바이러스를 퍼트린 주범이며 보균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낙인이 찍히는 과정에는 우한 폐렴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언론은 의심환자가 발견될 때부터 중국 우한시에서 온 폐렴이라고 대서특필했다. 우한을 명시해 공문을 보낸 공공기관도 적지 않았다. WHO에 따르면 바이러스 등의 전염병은 국제 사회가 권고한 정식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국가나 지역을 특정하면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길 수 있어서다.

헌법 제21조는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가 혐오표현과 맞물릴 때다. 혐오표현 또한 한계가 없는 자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혐오표현을 무한정 용인해서는 위험하다. 실제 차별과 배제로 이어질 위험이 커서다. 일본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조선인 학살도 유언비어에서 출발했다. 조선인이 역병의 주범이라는 소문이 당시 일본 열도에 떠돌곤 했다.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관광지들에 중국인 관광객 출입이 금지됐다고 한다. 온라인에는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다. 그런데 중국인을 배제한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근절될까. 표현 하나가 돌팔매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작가_수현

댓글/서우민

앞부분의 고민에 공감합니다~번외로 뒷부분의 중국인의 입국을 막는 것에 대해서는 전 약간 다른 입장이에요.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철저하게 바이러스가 이동할 경로를 차단해주는 게 국가의 역할이라 봐요. 중국에 살고 있던 중국인뿐 아니라 중국에 살고 있던 한국인의 입국도 저는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국민은 철저한 조사하에 들어오는 게 가장 최선이지 않을까 싶고요^^ 근데 이 부분은 혐오표현 관련 내용이랑은 다른 쪽이라서 따로 보면 좋겠단 생각도 듭니다.

댓글/Sophy

저는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에서 배제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어떠한 대상을 싫어하고 꺼려지는 생각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의 표현 자체에서는 필히 신중해야 합니다. 요즘 제 나이 또래나 인터넷 세대들은 어떠한 현상에 대해 깊이 알려하지 않고 표면적으로 드러난 파편적인 정보만으로 '극혐!'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의사 표현을 한 집단과 동질화되어 심리적으로 위로나 안정감을 느끼는 것인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대상을 혐오하기까지 분명 그 현상에 대한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을 알아보고 헤아려 생각할 수 있다면 혐오보다는 '맘에 썩 들지는 않지만 이해할 수 있다' 정도로 순화될 것 같네요.
코로나로 혼란스러운 요즘, 원래도 대구 지역에 대한 편견이 존재했던 것이 한층 더 심화된 것 같습니다. 우한이 아니라 이제는 대구가 낙인이 찍힌 것이지요. 참 속상한 요즘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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