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51524Y 일기

 

오늘은 스승의 날. 중학교 1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 5명 남짓이 모여 담임 선생님 P를 찾아갔다. 201914살에 만났던 우리는 이제 24살이 되었고, 초임 교사였던 P 선생님은 이제 30대 후반이다. P 선생님은 교사 생활이 처음이었고, 우리는 중학생이 처음이었다. 우리들의 만남은 타이밍이 적절했다. 15살 때는 우리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학교를 등교하지 않는(못하는) 아이들이 넘쳐났고, 우리는 일 년에 등교를 1/3도 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기도 쉽지 않았고, 함께 공부하거나 놀 일도 거의 사라졌다. 그 당시는 직접 느끼지 못했지만 많은 것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대학생들도 여러가지 의문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학을 왜 다녀야 하는가에 대해서. 2-3학년을 코로나와 함께하던 우리는 중1의 추억만을 가지고 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우리 지역에 있는 대학을 포함하여 여러 대학들이 줄줄이 사라지는 것을 매년 목격했다.

 

P 선생님은 5-6년에 한 번씩 찾아가는 우리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시고,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물어보고 메모를 해두셨고, 우리는 그녀와의 추억이 좋았어서, 그녀가 우리를 기억하고 관심 가지는 것이 좋아서 계속 찾아갔다. 수시로 만나 예전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들에게 종종 이렇게 스승을 찾아가는 행사는 일종의 여행에 가까웠다. 20대가 되어서는 처음 찾아가는 자리라 선생님은 법적으로 성인이 된 우리들의 생활 변화를 궁금해하셨다. 대학을 갔는지, 취업을 했는지 어떤지 등등. 그녀에게 전한 우리들의 상황은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앞뒤 상황이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선생님에게 예전에 말했거나 아직 말하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적겠다.

 

Q: 얘는 지금 직업군인이 되었다. 20살에 바로 군생활을 시작했다. 우리가 19살이 되던 해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뀌면서 대거 취업 일자리가 생겨나, 그 당시 운동 꽤 하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았다. 소수를 뽑더라도 뽑혔겠지만 뽑는 수가 워낙 많다보니 Q는 어렵지 않게 취업해서 우리들 중 E 다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직업군인 5년차다.

 

W: W는 대학은 가야 한다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고등학교 내내 대학 입시 준비를 했었다. W는 악착같이 공부했다. 대학입학까지는 부모님 뜻대로 하지만 대학을 가면 집을 나와서 자기 맘대로 살겠다고 거의 매일 우리들에게 이야기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W는 지금 또래 친구 몇몇과 주택건축사 창업을 했다. 고등학생 시절 건축을 전공하기로 결정하고 처음에는 $대학(건축으로 그럭저럭 유명하고 취업이 잘된다고 하고 W가 도전하기에 무리가 없어보여서)에 가려 했는데 재정난으로 $대학이 사라졌다. 2, 3순위로 생각해둔 학교도 사라져 결국 고3 말 수능을 칠 때 건축학과가 있는 대학 중 W가 갈 수 있는 곳은 대전에 있는 &대학 뿐이었다. &대학은 많은 학과를 정리하고 건축 중심 특성화 대학으로 일찍 돌아서려 추진, 준비하면서 결과적으로 건축계열에서 살아남는 대학이 되었다.

 

그러나 W가 생각하기에 건축사무소 등에서 진행하는 건축과목들이 충분히 많고,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인턴제도 있어 대학을 다니는 것은 무의미 했다. 돈을 벌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왜 돈을 쓰면서 배우느냐는 것이었다. W&대학 대신 한 건축사무소 인턴으로 들어가 필수 과목을 배우면서 일을 시작했다. W의 대학 준비가 헛수고가 되어버려 우리는 W가 과거를 후회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W가 신경써서 공부해온 수학, 물리 등을 인턴 일을 하며 발휘할 수 있었다.

 

처음에 노발대발하시던 W 부모님은 다들 대학을 안가고 잘 살아가는 것을 보시고 3년이 지나서야 마음을 좀 비우셨다고 한다. 그래도 W네에서 대학졸업장이 부모님에게만 있어서 어머니는 가끔 속상한 마음을 소리로 내지르신다고 한다. 그놈의 종이쪼가리가 뭐라고.. 오해말라. 내 말이 아니라 W가 자주 하는 말이다. 어쨌거나 우리들이 나이 들어 살게될 주택은 W에게 맡기기로 결론지었고, 우리는 W의 지금을 매우 만족스럽게 보고 있다.

 

E: 얘는 우리 중에 가장 빠르다. P 선생님도 전에 찾아뵈었을 때 들어서 알지만 그녀는 고등학교도 가지 않았다. 검정고시 준비로 자격을 얻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의 중2, 3학년 시절은 코로나라는 감염 질병으로 인해 화상학습이 주를 이루었다. 비대면 수업을 반복하면서 E는 혼자 공부하는 것이 생각보다 자신에게 잘 맞다는 것을 느꼈다. 2년 동안 거의 혼자 공부하다시피 지냈는데 고등학교 과정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입학하지 않았다. 처음에 우리는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의 말을 했지만 속으로는 다들 부러워했다. E에게는 일찍부터 자기 확신이 있었다. 온전히 스스로 선택하고 그것을 밀고 나갈 수 있는 자신감 말이다.

 

E1년 만에 검정고시 합격증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안가는 대신 부모님 가게(중국집인데 탕수육이 이 가게를 먹여살린다.)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18살부터는 운전면허를 따고 배달을 다니고, 혼자 여행도 많이 다녀 우리의 부러움을 한 번에 받았다. 여기까지가 P선생님이 아는 소식이고 E는 현재 부모님 가게를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켜 분점을 운영하고 있다. 3개를 운영 중인데 E 말로는 5년 뒤에 2배 이상 규모를 키울 것이란다. 그녀는 우리 중 돈을 제일 잘 번다.

 

R: R은 우리 중 유일하게 대학을 갔다. 코로나 이후 감염병과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들도 그런 류의 매체를 자주 접했고, R은 집에서 뒹굴거리다 평소 보지 않던 다큐(기후위기 관련)를 보고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기로 말이다. 그는 처음에 환경운동가가 되어 다큐를 제작하거나 플라스틱 사용 반대 운동 같은 것을 하려 했다. 1 때는 분명 우리 모두 놀기 바빴고, 그 중 R이 가장 놀기 바빴는데 그때 많이 놀아서 그런가 애가 고등학생이 되더니 공부를 미친 듯이 좋아했다. 과학처럼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만 그랬지만. 어쨌든 이 아이는 지금 환경문제 해결학과에 입학하여 4년 동안 여러 학습을 하고, 올해 대학원에 입학하여 바이러스학과와 연합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얘는 언젠가 큰일을 해낼 것이다.

 

선생님은 요즘 대학이 연구 중심 활동이 아니면 효용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며, 연구 활동을 원하는 R이 대학에 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아직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대학에서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가지고 산다는 것이 꽤 근사해 보였다. 대학이 사라지면서 국가지원 대학이 좀 더 탄탄해진 것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Y(): 나는 파고들고 싶은 분야도 없고,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항상 알아서 하라로 했다. 대신 ‘21부터는 나가서알아서 살아라고 했다. 처음에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고, 설마 준비가 안되었는데 쫒아낼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아무 터치하지 않는 부모님이 점점 부담이 되었다. 가끔 독립 계획을 물어오는 부모님에게 아무 말이나 둘러대다가 19살이 되자 슬금슬금 압박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직업군인이 되는 Q를 따라 가보려 했다. 그런데 내가 유일하게 싫어하는 것이 운동이었던 터라 몇 번 해보다 바로 포기했다. E가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려면 하라고 했지만 그 당시는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닌 것 같았고, WR처럼 대학에 갈 생각도 없어 걱정이 되었다. 뭘하지? 돈을 얼마나 벌어야 독립해서 살 수 있지? 그러다가 어느 날 친구들이 패션 관련 온라인 창구를 만들어보라고 했다. 내가 패션 제안을 잘 해준다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 한마디에 무작정 시작한 것이 굉장히 무모했다 싶지만 그 덕에 나는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다. 패션을 조언해주는 화상 어플을 운영하면서 패션 관련 모임, 전시, 출판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엔 이걸 수익이라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지만 21살에 최저생계비 달성, 지금은 저축도 정기적으로 하고 인지도도 꽤 생겼다.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의 삶도 굉장히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에는 교사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항상 베풀어도 된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닌 것 같다. 대학이 이렇게 사라지고, 우리들도 5명에 1명 꼴로 대학을 가는 것처럼 학교도 수많은 사회변화에 맞딱 들이고 있고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었다. 우리들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선생님께 식사를 대접했다. 앞으로 좀 더 자주 찾아뵈어야겠다.

'시민의이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는 10대]  (0) 2021.05.21
[네공간이 내공간]  (0) 2021.05.18
[플라스틱 제작 중단]  (0) 2021.05.15
[힐링마을]  (0) 2021.05.14
[학교가 없는 학교]  (0) 2021.05.14

교육(2071)

207151413J 관찰기

 

일어나, 이제 학교 가야지?”

쫌만 더자공.. 오늘 오후 수업이거든요?”

그래? 그럼 너가 알아서 가렴. 엄마 나간다!”

 

햇살이 창틀 유리 무늬 사이사이로 들어온다. J는 눈부신 햇살을 손바닥에 담으며 다시 잠에 빠진다. 10, 11, 12. ♪󰁠

알람소리가 울리고 눈썹을 치켜올리는 힘으로 눈꺼풀을 올린 J는 팔다리를 쭈욱 뻗는다.

 

~”

 

벌떡 일어난 그는 세수를 하고, 집 베란다에서 토마토를 한주먹 정도 뜯어와 냉장고에 있는 오이 등 야채와 함께 그릇에 부어 자체제작달달소스라고 적힌 소스를 뿌려 포크로 찍어 먹는다. 방으로 왔다갔다 하며 헌법책을 가방에 넣고, 옷을 갈아입으며 밥을 먹고, 맹물로 설거지를 한 뒤 모자를 쓰고 나가는 J.

 

103305호에서 나온 J는 폰으로 스케쥴표를 확인 한 후 104507호로 가서 벨을 누른다.

 

띵동.

J에요!”

K가 문을 열어준다.

아깝다, 벌금 거둘 수 있었는데!”

 

K16, 104507호에 사는 사람이다. 그 집에 16A, 15B, 14C가 먼저 와있었다. J13살이다.

 

J 그건 안되지.”

K 진행자가 늦나 했는데 안 늦었네?”

J , 시작해볼까? 오늘은 51조에서 55조까지 같이 읽는 날이죠?”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헌법 51, 52, 53, 54, 55조를 설명했다. A51조를 설명하면 B가 보충 설명을 했고, B52조를 설명하면 K가 자신이 본책 이야기를 통해 판례를 설명했다. 각자는 서로 다른 책을 가지고 있었고, 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도 있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가지고 자료를 조사해서 바로 이야기를 나누고, 학습한 내용을 온라인 창구에 게시하며 정리하였다.

 

1시에 시작한 학습모임은 3시에 끝이 났고, J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K 집에서 나온다.

 

C 요리 수업 요새 뭐해?”

J 요리? 요새 비건요리 개발하고 있지. 나중에 우리집에 와. 해줄게.”

C 채소만 먹으라고?”

J 깜짝 놀랄거다. 비밀 소스가 있거든.”

B 나도 다음 기수에 거기 들어가봐야겠다. 언제 다음 기수 모으냐?”

J .. 다음 달이면 요 수업은 끝나. 다음달 초에 다음기수 모집글 올라갈거니까 연결학교사이트 들어가봐.”

B 오케이.”

A 야 나는 저리로 간다. 오늘 버스킹 올꺼지?”

J, B, C 오케이!”

 

기타를 매고 온 A는 다른 일행들과 다른 방향으로 달려간다.

 

J “A 기타스터디 오래하네? 몇 번째 공연이지?”

B 지금이 아마...5섯번째?”

C “1년 반은 된 것 같은데?”

 

J가 폰으로 스케쥴표를 본다.

 

J 동촌유원지 8시네. 요리 갔다가 가면 되겠다. 야 밥 조금씩 먹고와. 내가 만든거 싸갈게!”

 

B, C ‘예스라는 입모양을 하며 손주먹을 쥔다.

 

-------------------------------------------------------------------------------------------

2071. 2021년에 존재하던 학교라는 건물은 이제 더 이상 학교로 불리지 않는다. 대부분 주민커뮤니티센터로 운영되고 있거나 공공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8세부터 19세까지 사람들도 들르지만 그 외 7세 이하, 20세 이상의 사람도 누구나 들르는 그런 공간이 되었다.

 

그럼 학교는 어디있느냐고? 학교를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면 2071년의 학교는 여기저기에 있다고 하겠다. 말 그대로 여기저기다. J의 집에 운영되는 교육이 있고, K의 집에서 운영되는 교육이 있고, S의 작업실에서 운영되는 교육이 있으며, 길거리, 공원, 박물관, 공연장 등에서 진행되는 교육도 있다.

 

앞서 살펴본 J와 친구들의 스터디를 예시로 살펴보면 2021년과 큰 차이 몇가지가 있다. 첫째는 교사라고 지칭하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인즉,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우는 구조라는 말이다. 교사 대신 진행자라는 이름의 운영자가 있어 모임이 운영된다. 진행자는 고정될 수도 있지만 순환하며 돌아가도 된다.

 

둘째, 학년제가 아니다. 여러 연령의 사람들이 섞여서 함께 공부를 한다. , 누나, 언니, 오빠 등으로 나이 많은 이를 지칭하기도 하고, 이름으로 통일해서 부르고 존대를 하기도 하며, 호칭에 대한 것은 그 스터디마다 참여자들이 의견을 나누어 결정하기 때문에 딱히 하나로 소개하기는 뭣하다.

 

셋째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축이지 않을까 싶은데 바로 원하는 교육을 선택하여 만들고, 교육 내용과 방식 모두를 서로가 의논하여 결정한다는 것이다. ‘자치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도 있으나 이제는 이게 너무나 당연한 무언가가 되어 굳이 자치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교육의 주인공이 원하는 교육을 직접 선택하고, 홍보하여 진행한다. 교육청은 사람들의 이런 욕구를 공유해주고, 연결해주며, 공간 안내, 스터디 기록물 보관 공유 등의 역할을 한다. 결론은 공통된 의무교육이 없다. 추천되는 수업주제 몇가지가 있지만 선택은 아이들 자율이다.

 

그럼 대학은 어떻게 하고 취업은 어떻게 하느냐고?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취업 준비를 위해서 존재하던 대학은 2030년즈음 대거 사라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순수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면 대학의 효용가치가 없다는 데 다들 동의한 분위기이다. 그러니까 대학은 거의 가지 않는다. 이 부분은 대학 이야기할 때 더 하도록 하자.

 

그럼 취업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지금은 2071년이다. 요즘 필요한 능력은 거의 대부분 없던 것을 만들어내거나, 감정을 다루는 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사회변화에 적응하고 예측하는 능력같은 건데 그건 어느 교과를 배운다고 해서 만들어지고, 어느 교과를 배우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배우고, 스스로의 생활과 삶을 책임져가는 이 과정 하나하나가 현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기반이 될 것이다.

 

2030년즈음 대학이 대거 사라지고, 그때부터 2040년까지 공교육체제가 서서히 해체되면서 사교육도 붕괴되어 갔다. 대규모 국민 토론회가 몇십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결국 의무교육의 연결을 끊기로 하고, 30여년 간 지금의 체제를 준비, 진행해왔다. 정부 뿐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준비하고 경험해가면서 만들어온 방식이다.

 

수업이라는 예전 용어 대신 오픈스페이스’ ‘열린공간이라는 단어를 쓴다. 동네마다 공간을 오픈하고 자체 공부를 하게 하면서 생기는 많은 문제점들을 겪으며 최악의 문제,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해주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정리해 나갔다. 예를 들면, 열린 공간으로 신청하는 곳에 시찰을 가서 공간이 안전장비를 갖추고 있는 공간인지, 공간 운영자 혹은 집에 거주하는 이들이 범죄이력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규제하는 것이 있겠다. 활동 내용 중 안전상의 위험이 있어 보이는 것은 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함께 동행하며 사전조사와 문제 예방을 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2071년의 교육은 서로에게 배움이라는 의미로 가고 있고, 익숙해지고 있다. 익숙해지면서 새삼 서로가 느끼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생각할 기회와 이끌어갈 권리와 책임이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무언가를 고민하고 생각해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의이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는 10대]  (0) 2021.05.21
[네공간이 내공간]  (0) 2021.05.18
[대학을 가는가]  (0) 2021.05.15
[플라스틱 제작 중단]  (0) 2021.05.15
[힐링마을]  (0) 2021.05.14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자면 내 과거의 교육에 대한 불만들이 떠오른다. 교육과정과 방식, 시험방식에 대한 많은 불만들이 떠오른다. 수능은 폐지되고 바칼로레아나 독일의 아우스빌둥 시스템 같은 것이 확립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바칼로레아’는 시험 통과하면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져서 웬만한 대학은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아우스빌둥’은 기업에서 학생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31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한국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대학에 간다. 그 많은 대학들은 사실상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학이 그저 하나의 취업하기 위한 관문이 되어버린 것이 얼마나 시간적/경제적 낭비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 교육의 거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이제는 관심이 많이 가지 않는다. 저출산(2019년 출생아수 30만 명)으로 인해 이제 교육받을 인구도 많이 줄어들었고 많은 학교와 대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아서 폐교될 것이다.

 

  교육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서 자유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교육이 무엇이든 간에 국가는 그것을 어떤 특정한 시스템으로 강제할 권리는 없어야 한다. 획일적 시스템으로 받는 그 교육이 얼마나 좋을지도 모르겠고 인생은 한 번이다. 받고 싶은 대로 받아야 덜 후회되고 덜 분노하지 않을까. 그러나 한국에서의 문제점은 그런 인식이 거의 내재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비제도권 교육 시스템이 굉장히 허술하고 주먹구구식이라는 것이다. 겨우 연명하고 살아가는 정도의 몇몇 학교들이 생존해있을 따름이다. 부모들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기에 그 학교들은 성장하기 힘들다.

 

  푸코는 학교가 사회화, 권력이 한 사람을 사회에 맞게 순종시키고 훈련시키는 장소라고 했다. 그건 일종의 폭력이라는 것 또한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을 받아야 하고 순종되어야 하며 어느 정도 획일적으로 교육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래야 사회가 요구하는 알맞은 인간이 되어 경제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작가_김민욱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베이직 커뮤니티' @with.basic.community

        다음 카페 '캠페인 모임’ http://cafe.daum.net/campaignmeeting

* 헌법읽는청년모임 멤버 18명의 헌법 독후감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공유 중입니다. 굉장히 사적인 청년들의 헌법 독후감은 우리들의 숨은 이야기와 함께 한 권의 책으로 4월 중 출판될 예정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