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법을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던 제가 시민학습 모임을 운영하겠다고 마음먹고 처음 시작한 모임은 헌법 읽는 청년모임입니다. 강연은 몇 번 들어보았지만 한 번도 정독해보지 못한 헌법. 하고 많은 것 중 스스로도 익숙하지 않은 헌법으로 모임을 시작하는 제가 무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 수 있겠어? 아직 한번 다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진행하다 너무 어려워서 못하면 어쩌지?"

 

그렇게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면서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작은 확신을 느꼈습니다. 누구나 잘 모르지만 누구나 한번 즈음 공부해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주제가 헌법이니까 해야겠다고요. 무엇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한 저와 같은 사람들이 사회구조를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 판단했습니다. 헌법을 잘 모르니 같이 모여 읽는 것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은 꾸준히, 즐겁게 참여하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요. 

 

홍보물을 만들어 뿌리고 다니던 저는 아름아름 아는 분들과 아는 분들의 아는 분, 모르는 분들을 만나 헌법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헌법 읽는 청년모임 1기 11명은 법전공자가 한 명이고 그 외 분들은 모두 법을 전공한 적도, 관련 일을 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모임은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튀어나올지 예상이 안되었거든요.

 

 

스스로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때가 언제였는지, 사생활 침해로 상처 받은 때는 언제인지, 노력해서 안 되는 사회에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인지, 우리는 어떠한 국회의원을 바라는 것인지, 정부는 무슨 역할을 하는 곳인지, 통일과 전쟁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수십 가지 질문들이 오가고 숨은 이야기가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미뤄졌지만 결국 청년들은 헌법을 한 번 다 읽게 되었고, 헌법 에세이 [내생에 첫 헌법]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정치 사회분야 신간에 놓인 [내생에 첫 헌법]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험대에 올랐구나.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어쩌면 평범한, 어쩌면 전문성 없는 이들의 헌법 이야기를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긴 [내생에 첫 헌법]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청년들이 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청년 11명이 대한민국 청년 모두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른 이들이 쓴 헌법책은 왜 사람들이 읽을까요? 전문가가 해석하는 헌법에는 관련 사례나 판례 등이 들어 있기도 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부가 설명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어요.

 

 [내생에 첫 헌법]은 어떤가요? 이 책은 정치 사회분야 신간이기도 하지만 에세이 분야이기도 합니다. 전문서적이라기보다는 사회분야의 에세이인 거지요. 그러니까 청년 11명의 생각과 삶의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사례의 주인공이 저자입니다. 관점의 주인공도 저자입니다.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이해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헌법을 이해하여 내 관점을 정리해보는 과정을 이 책에서 꾸준히 드러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필요한 시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가치는 이 것 인 것 같습니다. 

 

작성: 베이직커뮤니티 운영자 서우민

 

[내생에 첫 헌법]을 살펴보실 분은 교보문고에 들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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