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법을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던 제가 시민학습 모임을 운영하겠다고 마음먹고 처음 시작한 모임은 헌법 읽는 청년모임입니다. 강연은 몇 번 들어보았지만 한 번도 정독해보지 못한 헌법. 하고 많은 것 중 스스로도 익숙하지 않은 헌법으로 모임을 시작하는 제가 무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 수 있겠어? 아직 한번 다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진행하다 너무 어려워서 못하면 어쩌지?"

 

그렇게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면서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작은 확신을 느꼈습니다. 누구나 잘 모르지만 누구나 한번 즈음 공부해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주제가 헌법이니까 해야겠다고요. 무엇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한 저와 같은 사람들이 사회구조를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 판단했습니다. 헌법을 잘 모르니 같이 모여 읽는 것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은 꾸준히, 즐겁게 참여하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요. 

 

홍보물을 만들어 뿌리고 다니던 저는 아름아름 아는 분들과 아는 분들의 아는 분, 모르는 분들을 만나 헌법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헌법 읽는 청년모임 1기 11명은 법전공자가 한 명이고 그 외 분들은 모두 법을 전공한 적도, 관련 일을 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모임은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튀어나올지 예상이 안되었거든요.

 

 

스스로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때가 언제였는지, 사생활 침해로 상처 받은 때는 언제인지, 노력해서 안 되는 사회에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인지, 우리는 어떠한 국회의원을 바라는 것인지, 정부는 무슨 역할을 하는 곳인지, 통일과 전쟁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수십 가지 질문들이 오가고 숨은 이야기가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미뤄졌지만 결국 청년들은 헌법을 한 번 다 읽게 되었고, 헌법 에세이 [내생에 첫 헌법]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정치 사회분야 신간에 놓인 [내생에 첫 헌법]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험대에 올랐구나.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어쩌면 평범한, 어쩌면 전문성 없는 이들의 헌법 이야기를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긴 [내생에 첫 헌법]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청년들이 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청년 11명이 대한민국 청년 모두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른 이들이 쓴 헌법책은 왜 사람들이 읽을까요? 전문가가 해석하는 헌법에는 관련 사례나 판례 등이 들어 있기도 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부가 설명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어요.

 

 [내생에 첫 헌법]은 어떤가요? 이 책은 정치 사회분야 신간이기도 하지만 에세이 분야이기도 합니다. 전문서적이라기보다는 사회분야의 에세이인 거지요. 그러니까 청년 11명의 생각과 삶의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사례의 주인공이 저자입니다. 관점의 주인공도 저자입니다.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이해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헌법을 이해하여 내 관점을 정리해보는 과정을 이 책에서 꾸준히 드러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필요한 시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가치는 이 것 인 것 같습니다. 

 

작성: 베이직커뮤니티 운영자 서우민

 

[내생에 첫 헌법]을 살펴보실 분은 교보문고에 들어가 주세요^^

https://search.kyobobook.co.kr/web/search?vPstrKeyWord=%25EB%2582%25B4%25EC%2583%259D%25EC%2597%2590%25EC%25B2%25AB%25ED%2597%258C%25EB%25B2%2595&orderClick=LAG

제41조
① 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
②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
③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서우민: 40조에서 국회에 입법권이 있다는 것을 드러냈어요. 국회는 입법권(법을 만드는 권한)이 있고, 그것을 집행하는 행정부, 잘못된 부분을 심판하는 사법권은 법원에 있고, 이들이 서로 독립적이고 견제한다는 삼권분립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았어요. 그 중 국회를 보고 있는데요. 2020년 올해 총선부터 국회의원을 뽑는 방법이 바뀌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하는데 설명해주실 분 있으신가요?

 

는개: 원래 국회의원을 뽑을 때 전국구 투표와 지역구 투표가 따로 있잖아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면 전국구는 전국구 따로 뽑고, 지역구는 지역구 다 모아서 정당이 얻은 표를 바탕으로 비례대표를 뽑아요. 소수정당의 경우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죠.

 

바틀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완전한 비례대표제는 아니고 지역구랑 비례대표 비율을 좀 더 높여서 섞는 방식을 취한 건데요. 서울의 경우 국회의원들이 많이 있고, 그 외 지역 같은 경우는 한 사람이 포괄하는 지역이 넓어서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개인 후보 사람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정당을 보고 뽑는 것을 강화해서 사표 방지를 할 수도 있어요.

 

는개: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많나요 적나요? 독일, 일본, 미국 헌법을 봤는데 헌법에 국회의원 수가 명시된 나라는 미국 밖에 없더라고요. 독일과 일본은 의원내각제인데도 국회의원수가 몇 명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어요.

 

바틀비: 우리가 300석 정도가 되는데 인구 대비로 나눠봤을 때 국회의원수가 적은 편에 속하는 국가라 하더라고요.

 

는개: 미국의 경우 딱 정해진 인원수는 아니고, 인구 3만 명 당 의원 한명을 넘지 못한다고 적혀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번에 국회의원수를 300명 넘게 뽑느냐 안 뽑느냐로 이야기가 많았잖아요.

 

바틀비: 매번 싸우는 모습들만 보이니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 특권도 많은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것에 반대가 많다고 해요. 그래서 특권을 줄이거나, 월급을 줄이거나, 보좌관 수를 줄이는 식으로 하여 국회의원 당 들이는 비용을 줄여서 국회의원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도 제안되고 있어요. 그러면 전체 운영비는 거의 동일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거지요. 문제는 그런 제안은 현 국회의원들이 원하지 않는 다는 거고요. 그들의 핑계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수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고요. 어쨌든 우리나라는 좀 적은 것 같아요.

 

서우민: 지금 국회의원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수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는 경우들이 많다면, 국회의원들을 평가할 수 있고, 제대로 일을 하도록 제제를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출석률이 저조한 사람들이라던가 등등의 기준으로 성실히 임하지 않는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먼저 진행되는 것도 중요한 듯합니다.

 

는개: 우리나라도 헌법에 국회의원 수를 명시할 거라면 미국처럼 인구 몇 명 당 국회의원 수 몇 명, 이런 식으로 바꾸는 게 낮지 않을까요?

 

-> 국회의원 투표 방식과 국회의원 수에 대해 각자가 알아내고, 이해한 바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눕니다. 낯선 내용들일 수록 자료를 찾아 확인해보고 필요한 부분은 출처를 표기(QR코드로 부록에)하여 바로 보실수 있게 하였습니다.

 

 

 

* 본 내용은 헌법읽는 청년모임의 첫번째 헌법독후감 [내생에 첫 헌법]의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출판사 겸 시민학습모임 기획사인 베이직커뮤니티에서 출판을 준비 중이고, 펀딩 내용은 텀블벅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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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③ 훈장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모든 사람은 평등권을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

(중략) 생활 속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고등학생이 질문을 해왔다. “이것도 차별인지 모르겠는데요... 제 친구 엄마가 제가 그 집만 놀러 가면 좀 불편해 하더라구요. 제가 머리 염색도 하고 타투도 하고 그러는게 싫은 거 같았어요. 저도 좀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수능 끝나고 였나? 그때 우리 오빠가 고3이었거든요. 갑자기 그 애 엄마가 저한테 오빠는 대학 어디갔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오빠 서울대 갔다고 했어요. 우리오빠 진짜 서울대 갔거든요. 무슨과 갔냐고 꼬치꼬치 묻고 어떻게 갔냐고 묻고. 그래서 대답했는데 그 뒤로 그 엄마가 저한테 갑자기 막 친절한거에요. 잘해주시는데도 뭔가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이것도 차별일까요?”

‘학생은 ~해야 한다.’ ‘여성은 ~해야 한다’, ‘남자는~해야한다’ 는 말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차별이 시작될 수 있다.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아야 하고, 세상 모든 인간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순간 내가 가진 특징이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특정한 피해를 주지 않는 개개인의 특성들(장애, 성별, 학력, 출신국가, 성적지향, 인종 등)은 다름을 이유로 배제될 수 없다.

 

 작가_박민경

 

Q. 당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차별은 무엇인가요?

 

-> 독자의 가치관, 관점을 정리해볼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하려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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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조
①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② 환경권의 내용과 행사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
③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쾌적한 환경과 환경보전 사이에서]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한여름은 선풍기 두 대로 버텼다. 왜 우리 집은 에어컨이 없는지에 대한 불만은 최근까지도 없다. '여름은 원래 더운 계절이다. 더우면 더운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게 아버지 말씀이었다. 이와 같은 논리는 겨울에도 적용되었다. 겨울 역시 난방을 잘 틀지 않는다. 대신 실내에서도 옷을 몇 겹이나 껴입었다. 주위 친구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깜짝 놀란다. 우리 가족이 살아온 방식은 그다지 쾌적한 환경이 아니었을지 모르나 어찌 되었건 좀 불편하더라도 이렇게 살려면 살아진다.

 

인간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기온, 습도뿐 아니라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것들, 편리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여름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집)에서 온도를 낮춰주는 에어컨, 습도를 조절하는 제습기를 튼다. 몸에서 나는 땀을 씻어 내기 위해 샤워를 하고, 냉동실에서 갓 꺼낸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상상만 해도 우리는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쾌적한 환경'을 즐기면서 환경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인간이 쾌적함을 누리는 동안 환경은 계속 파괴되고 있다. 쾌적함과 편리함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지질학적으로 따지면 우리는 중생대 백악기를 지나 신생대 제4기, 홀로세(Holocene)를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용어인 '인류세(Anthropocene)'로 지칭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인류세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인간이 존재하면서 만들어낸 지구환경의 많은 변화가 이 짧은 기간 동안 나타났기 때문에 따로 분리했다. 인류세의 지구는 인간으로 인해 엄청나게 증가한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핵실험 등으로 파괴되고 있다. 물론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기를 원한 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영향력은 다른 생물에 비해 너무나도 커 감당하지 못할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더 편하고 쾌적하게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파괴시키는 악순환 구조인 것이다.

 

환경오염, 지구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내가 무엇을 하던 모든 것이 환경오염과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의 삶은 환경 파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다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로 이어졌다. 예쁘니까, 유행이니까, 편리하니까 쉽게 선택했던 소비는 점차 줄어들었다. 낡고, 오래되고, 어쩌면 불편한 것들을 계속 사용하고 이것을 내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 이것이 시민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공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지금은 매일 미세먼지, 대기오염농도 지수를 체크하며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에 의존한다.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리고 생각보다 지구가 더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에 초조함마저 드는 요즘이다.

 

작가_ 쏘피

 

서우민: “쾌적함과 편리함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는 문장이 정말 와닿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던 모든 것이 환경오염과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에 공감하구요. 편리를 위해 뭔가 파괴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환경 보호 전문가에게만 맡기는 환경보호 활동만으로는 파괴를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요. 정부가 시민들이 어떤 내용에 대해 동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환경보전과 관련된 강한 규제 정책을 펼쳐간다면 저는 적극 환영일 것 같아요. 헌법에 쾌적한 환경에 대한 내용은 없어져야 할 것 같고요.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것은 환경 보존일 것 같습니다.

 

바틀비: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져 버린 쾌적한 환경이라는 조건이 환경파괴를 전제로 이루어진다는 것. 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과거이기도, 현재이기도, 혹은 미래이기도 한 이야기들이 담길 수 있는 이유는 진짜 우리 관점을 표현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 본 내용은 헌법읽는 청년모임의 첫번째 헌법독후감 [내생에 첫 헌법]의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출판사 겸 시민학습모임 기획사인 베이직커뮤니티에서 출판을 준비 중이고, 펀딩 내용은 텀블벅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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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③ 훈장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서우민: 지금 헌법에는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에 대해 차별받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 헌법개정안에는 장애, 연령, 인종, 지역이 추가가 되어 있더라고요. 이렇게 차별을 금지하는 항목에 대해 좀 더 명시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곧을정: 저는 첫 번째 문장(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요. 경제적으로 더 부유한 사람이 법 쪽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이거나 뒷돈을 써서 해결하는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꽤 있잖아요. 그런 걸 생각해보면 사실 이 문장이 맞을까 싶기도 하고요. 저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은 이 조항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요. 속된 말로 법은 돈 많은 사람 편을 들어준다 하는데 자신이 어떤 입장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 같아요. 너무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럴 수도 있지만요.

 

서우민: 영화, 드라마는 극적인 내용이 필요하고 허구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감정이입 하게끔 하는 것 같고, 언론도 큰 사건사고들을 보도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 순간 실제로 겪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그럴 거야. 그런 일이 많을꺼야.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어요. 실제로 우리나라 정치계가 정말 엉망진창일수도 있지만 확인해보기 전에 막연히 망했다고 생각하는 건 문제라 봐요. 개인의 자존감만큼 국가에도 자존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봐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용화: 1항에서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차별받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데요. 제가 의경을 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음주단속을 하다가 어떤 사람을 음주단속으로 잡았어요. 그 사람은 대뜸 어딘가로 전화를 했고, 그 전화를 담당자에게 바꿔주더라고요. 억지로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결국 그 사람을 보내주더라고요. 다른 날에는 의경 동기의 친척이 음주단속으로 잡혔어요. 딱지를 끊을 당시에는 동기가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다가 친척이 지나간 뒤 친척이라 하더라고요. 이런 차이를 보면 국가에서 더 노력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 한 번은 낮에 음주단속을 하는데 스님이 걸렸어요. 자신이 스님이니 그냥 가겠다고.. 스님이면 그래도 되냐며 스티커를 끊었는데요. 2항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가 겪은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아닌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부를 가지거나 위치에 있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 만들어질 수 있잖아요. 그것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모임을 특수계급처럼 활용한다면 문제죠. 법에서 그런 세세한 것까지 잡아주지는 않아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중략)

 

기호품: 빈부격차에 따른 차이를 없애는 노력을 국가가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듭니다. 저는 빈부격차가 존재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열심히 사는 사람이 분명히 있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는 이미 잘사는 나라여서 밖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하던 의식주 해결은 된다고 봐요.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정도 차이도 있고요. 그런데 국가가 그런 계급을 없애는 노력을 하는 것은 그런 차이, 과정, 결과를 다 똑같이 만드는 것 같아서요.

 

바틀비: 미국의 경우 요즈음 부유세를 더 내겠다고 주장하는 슈퍼리치들이 있어요. 부자들도 노력해서 얻은 성과인데 왜 부자라고 세금을 훨씬 더 많은 퍼센트로 내야 하냐고 주장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 슈퍼리치들은 자신의 부가 온전히 노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죠.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에요. 미국에서도 이런 걸 큰 변화라고 보는데 결국 빈부격차의 정도가 너무 심해지면서 사회가 붕괴되면 슈퍼리치 자신들도 큰 피해를 입는 다는 것을 아는 거죠. 소비자가 필요한데 소비자들이 돈이 없어지면 안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슈퍼리치들이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 청년소득, 농민소득 같은 개념이 나오면서 차등 없이 얼마를 주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이유가 있는 듯해요.

 

-> 특수계급의 존재 여부, 빈부격차를 줄이려는 국가 정책에 대한 청년들의 관점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동감하기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며 반박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제79조
①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② 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③ 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Q. 사면권은 존재해야 할까요?

존재한다면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할까요?
존재하지 않는 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서우민: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받는 것이 맞습니다. 불합리한 법 조항으로 인해서나 혹은 사법부의 판결 오류로 억울하거나 깊이 반성하여 감형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사법부에서 다시 판결을 내리거나 국회에서 억울한 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법률안을 개정하여야 합니다. 당시 법에 의해 처벌 받았던 사람이 후에 법이 바뀌었다고 해서 처벌이 면제되지는 않는 것으로 압니다. 그만큼 국회, 사법부가 제대로 된 기준을 만들어 제대로 판결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권한을 오로지 대통령이라는 개인에게 주는 것은 위험합니다.

 

제피: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내용입니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는 게 당연한데 사면권이라니.. 물론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재판결을 하는 게 맞지만 명백하게 밝혀진 죄인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쏘피: 탄압이나 억울한 처벌을 받는 사람이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사면권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가경제발전 명목의 기업인, 재벌의 특별사면은 금해야 합니다. 윤리 없는 시장경제는 국민들을 실의에 빠지게 하고 도덕 불감증을 일으키니까요.

 

정용화: 이명박 정부 때 재벌 기업인 뿐 아니라 살인범을 포함한 흉악범죄자 500명이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습니다. 사면권의 경우 법무부에서 집행하는 것이 맞고, 대통령의 특권으로 죄에 대한 처벌이 약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바틀비: 억울한 사람들을 풀어줄 수 있는 사면권 존재 자체는 있어야 한다고 봐요. 대신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합니다. 국민들을 무작위로 뽑아 위원회 구성하여 의견을 내는 식도 좋겠어요.

 

곧을정: 현재(2020년 3월 기준) 문재인 정부는 세 번의 사면권을 시행했어요. 사면권 자체의 폐지에 대한 의견은 반반입니다. 지인 찬스가 많이 사용될 것 같은데 없애기엔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고..

 

기호품: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하지만 않으면 좋겠습니다. 사면권으로 정부가 사법부를 견제할 수도 있다 생각하고요.

 

 

 

* 본 내용은 헌법읽는 청년모임의 첫번째 헌법독후감 [내생에 첫 헌법]의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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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조
①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②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Q. 학문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느끼며 사셨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바틀비 : 저는 사실 우리가 습득하고 있는 지식이 반쪽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동양에 살고 있지만, 초등교육부터 대학 교육까지 서양의 커리큘럼을 가져와 배워요. 동양,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학문도 있을 텐데 접해볼 기회가 거의 없지요. 대학에 가서도 기존에 제공된 것 외의 것들은 배우기가 어려워요. 교수의 한계도 있지만, 학생이 스스로 연구해 보려고 해도 인프라가 부족하죠. 지식의 범위는 기존에 배워오던 것에만 한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유학을 하러 가는 것 같아요. 일본은 자기 나라에서도 부족함 없이 공부 할 수 있도록 여러 나라의 문헌을 일본어로 번역해서 자국 내에서 충분히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는 출판된 책조차도 다양하게 번역이 안 되어 있어요. 철학, 음악도 굉장히 다양한 나라 학문이 있는데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서양 일부 국가들에 한정되고 제한되어 있죠. 과연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버드리 : 말씀하신 거에 동의하면서도 접할 수 있는 양이나 수단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자유와 관련이 있는 걸까 싶어요. 원하면 우리가 노력해서 배울 수는 있으니까요.

 

-> 조항과 관련된 질문을 바탕으로 헌법읽는 청년들이 의견을 나눈 이야기를 공유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는 삶에 대해 고민해보는 질문들이, 국회, 정부 등에서는 우리가 바라는 국가 형태에 대한 질문들이 주로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국회의원]

 

우리가 뽑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우리가 제명하고 탄핵할 수 없다는 것은 원칙상 불합리해 보인다.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것만큼이나 국회의원이 제대로 일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국회의원을, 정부를 신뢰하지 못한다 말하는 것에 비해 그들을 우리가 뽑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무심한 듯하다.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바라왔고, 무슨 기준으로 뽑아 왔나.

내가 바라는 국회의원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바로 튀어나온 말은 '대화가 가능한 사람'. 아무리 아는 것이 많고 말을 잘해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국회의원은 시민을 대표하지 못한다. 함께 협의하고 결의해야 할 국회의원들에게 합리적인 대화는 기본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하다.

두 번째는 인권에 민감한 사람이다. 편견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사실 내가 바라는 우리의 대표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존엄성,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느낄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한 멤버(곧을정)가 말했다. 국회의원이 좀 더 '열린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다른 멤버(는개)'선거에 당선되려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었음' 한다고 했다. 우리들이 바라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기본적인 것들이지 않을까?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다듬어갈 국회의원을 알아볼 수 있는 꽤나 정확한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가_서우민

 

곧을정: 우리가 바라는 것은 어쩌면 기본적인 것들이지 않을까? 라는 글귀에 공감합니다. 짧게나마 생각해보니 제가 원하는 상이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미 기대치가 낮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의원 상을 생각해보는 것이 참신하게 다가왔어요. 정책이 아닌 어떠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냐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았고, 큰 것이 아니더라도 기본을 지키고 서로 간 믿을 수 있는 나라로 발전한다면 우리나라 미래도 더 밝아 지지 않을까요.

 

쏘피: 제가 바라는 국회의원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만능을 행하며 점점 특별한 소수로 진화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다수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변하길 원합니다. 수많은 특혜와 특권을 누리면서 그저 표를 얻기 위해 말 뿐인 공약을 내세우기 보다는 평범한 삶 속에서 다수가 느끼는 고충을 똑같이 겪으며 그것을 해결하길 원하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주변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Q. 당신이 바라는 국회의원상은 무엇인가요?

 

-> 조항이야기의 마지막에 위치한 질문은 한페이지를 질문만으로 채우고 여백을 둘 생각입니다. 

쉬어가는 겸, 생각하는 시간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 본 내용은 헌법읽는 청년모임의 첫번째 헌법독후감 [내생에 첫 헌법]의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출판사 겸 시민학습모임 기획사인 베이직커뮤니티에서 출판을 준비 중이고, 펀딩 내용은 텀블벅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후원 신청 기간: 2020년 5월18일 ~ 2020년 6월15일

https://www.tumblbug.com/basic_community?ref=discover

[만년 이대리인 그녀]

-> 대표적인 독후감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제32조 


①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②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 국가는 근로의 의무의 내용과 조건을 민주주의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다.
③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④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⑤ 연소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⑥ 국가유공자·상이군경 및 전몰군경의 유가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근로의 기회를 부여받는다.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지닌다.

-> 조항 내용은 글자 교정 없이 원문 그대로 적었습니다. 

 

걸음수 : 4, 5, 6항의 경우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1, 2, 3항의 경우는 근로자의 권리에 대한 내용입니다. 1항은 고용주와 피고용주 관계에서 약자인 피고용주 입장을 대변해주는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에 대한 내용인데요. 최근 최저임금 관련 이슈가 많은데 무역 침체기에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이 내수 경제(국내 또는 한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생산ㆍ분배ㆍ소비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 출처: 다음사전)이고, 그 내수를 살리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데 그것과 관련된 부정적 내용만 너무 언론에 보도되는 것 같아요.

 

서우민 :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정책을 바라보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 일반 국민들도 정책의 효과에 대해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걸음수 : 그리고 32조 2항의 ‘근로’라는 용어는 ‘노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근로의 뜻은 ‘부지런히 일하다.’라는 의미로 근로는 고용주의 관점을 나타내는 용어라고 해요. 일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있다 생각합니다. 4항은 연소자,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규정한 조항이에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에 대한 인권보장이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녀평등 정책을 통해 사회적 평등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남녀평등도 이루어 질 것 같습니다.

 

는개 : 32조2항은 모든 국민이 근로의 의무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완전고용 사회에서도 항상 국민의 3% 정도의 실업자는 항상 생기며 근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겨요. 이런 경우 헌법을 위반한 것일까요? 직업이라는 사적인 영역에 대한 간섭은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근로의 권리’가 근로 즉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권리’인지 아니면 ‘근로환경에 관한 권리’인지 용어가 헷갈리네요.

 

박민경 : 두 개 다 포함한다고 알고 있어요. 노동에 예속되지 않는 삶이 중요해요. 내 삶을 위해서 일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노동할 수 있게끔 하는 것 뿐 아니라 노동 환경의 권리까지 보장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헌법에 규정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곧을정 :32조 4항과 34조 3항을 보고 여성을 약자로 규정하고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미리 규정하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약자라는 인식이 생길 수도 있고요.

 

서우민 :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숫자가 적어집니다. 여성들이 들어갈 틈이 부족해서 임금 격차가 이미 나고, 그러니 결혼 후 육아를 할 때 자연스럽게 급여가 적은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 같습니다.

 

바틀비 : 아직까지도 승진을 할 때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조건에 있다면 남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문화가 여전히 만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용화 : 저는 32조 1항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요.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현실적 요건을 고려해서 최저임금이 결정되었으면 합니다. 32조 4항과 34조 3항이 이미 여성을 약자로 규정하는 것 같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제도적으로 약자로 규정하기보다는 문화적으로 양성평등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서우민 : 문재인 대통령 헌법개정안에는 34조 3항에 관한 내용이 없고 32조 4항의 경우 여성이라는 말 대신 임신, 육아, 출산에 대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수정되었습니다. 육아, 임신 등이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는 시대적 인식, 분위기를 반영한 것 같습니다.

-> 이 조항에 대해 헌법읽는청년들이 나눈 이야기들을 녹음, 녹취하였고,

그 중 핵심적인 내용들만 선택하여 재정리하였습니다. 네개의 모임 이야기가 합쳐져 있습니다.

 

[만년 이대리인 그녀]

 

32조 4항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이전 회사생활을 할 때 나의 직속 선배였던 만년 이대리님이 계셨다. 그분은 여자였고 나의 팀 부장님과 입사 동기였다. 하지만, 그녀는 대리, 그는 부장이었다. 워낙 오래 일했던 지라 부장님도 부장님 직급을 행사하기보다 이대리님을 동기로 대했다. 그녀가 굳이 입사 동기인 걸 말한 것을 돌이켜 본다. 오래 일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혹은 불합리한 여성 대우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던 걸까? 대리에서 직급이 올라갈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부장님은 또 한 직급 승진해서 실무 일을 관할할지 아닐지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어떤 기대조차도 하지 않는 듯 묵묵히 일했다. 만년 대리로.. 부당한 차별이 아닐까?

나 또한 근로 계약서를 쓸 때 남자와 여자 신입 급여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신 여자는 6시에 칼퇴근을 하라고 했다. 당연한 소리인 데 혜택을 주는 것처럼. 남자 신입은 늦게까지 일을 시킨다며 그 대신 급여가 높다고 했다. 10년이 지나 남자 동기는 임원급으로 승진 하는데 나는 만년 대리로 있을 걸 생각하니 이 회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맛이 떨어졌다. 안녕을 고한 여러 가지 이유들 중 하나다. 부당한 10년 뒤를 만나기 싫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가 이런 경우에도 정당하게 적용되는 것일까?

 

작가_곧을정

-> 이 조항에 대한 헌법읽는 청년의 독후감을 기록하였습니다.

독후감 분량은 자유롭게 작성을 하였고, 두세문단인 경우도 있고, A4 기준 한페이지 반 정도 되는 경우도 있어요!

 

쏘피 : 저도 예전에 일했던 회사에서 성별로 인한 임금 차이를 경험했습니다. 동기였던 남직원이 퇴사하면서 퇴직금 정산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팀원 전체가 남직원 급여를 알게 되었어요. 저보다 급여가 높았더라고요.. 경력이나 능력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 단지 남자 직원이어서 더 챙겨줬다는 사실을 전무님을 통해 듣게 되었고, 참 허탈했습니다.

 

서우민: 저는 같은 급의 직원들은 남녀 급여가 같았어요. 다만 NGO 후원단체에서 일하다 보니 다른 직업에 비해 급여가 높지는 않았는데 대표님이 "여자 급여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표님은 본인은 남자이고 가장이어서 집에서 요구하는 금액만큼 벌어야 한다고 했죠. '이끌어갈 가정이 없으니, 여자니까, 어리니까' 등의 이유로 '너희는 아직 (그 정도의 급여면) 괜찮아'라는 뉘앙스로 말씀하셨죠. 평소 급여를 확실히 챙겨주려고 하시는 분이었지만 그런 말을 하시는 것에 상처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혼자여도, 여자여도, 어려도, NGO 활동가라도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요.

-> 독후감에 대한 다른 멤버들의 의견을 댓글로 받아왔었습니다.

그 중 독자분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내용을 선택하였습니다.  

 

 

* 본 내용은 헌법읽는 청년모임의 첫번째 헌법독후감 [내생에 첫 헌법]의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출판사 겸 시민학습모임 기획사인 베이직커뮤니티에서 출판을 준비 중이고, 펀딩 내용은 텀블벅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후원 신청 기간: 2020년 5월18일 ~ 2020년 6월15일

https://www.tumblbug.com/basic_community?ref=dis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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